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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썬 코드 따라하기 한 달, 왕초보 생존기

by combi 2025. 5. 31.

프로그래밍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리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파이썬 코딩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파이썬은 초보도 쉽게 배울 수 있다더라.”
이 짧은 한 줄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고, ‘코딩왕 초보’였던 나는 파이썬 코드 따라하기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 달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말 그대로 ‘생존’을 목표로, 온라인 강의와 유튜브, 블로그를 참고해 하루에 30분~1시간씩 꾸준히 파이썬 코드를 따라쳤다.

그리고 그 결과, 나는 파이썬이 단순한 언어가 아닌 논리력과 인내심, 그리고 내가 나를 이해하는 여정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파이썬 코드 따라하기 한 달

 

 

1. 파이썬?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했던 첫날

1-1) "프린트가 뭐라고… 왜 안 돼?"

첫날, 나는 'Hello, world!'라는 문장을 출력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모든 초보자 튜토리얼의 공식 같은 그 문장이었지만, 생각보다 복잡했다.
print("Hello, world!")
이 간단한 코드를 치는 데도 문법이 헷갈렸고, 괄호가 빠졌다고 오류가 뜨는 바람에 10분 넘게 땀을 흘렸다.

이걸 보고 나는 두 가지를 느꼈다.
하나는 “프로그래밍은 똑똑한 사람들만 하는 거 아닐까?”
또 하나는 “그래도 뭐가 됐든, 이걸 한 줄 완성하긴 했네?”

그 한 줄이 왕초보의 생존기 첫 발걸음이 되었다.

1-2) print에서 if문까지, 에러와의 전쟁

프린트 다음은 조건문, 즉 if 문이었다.

x = 10
if x > 5:
    print("x는 5보다 큽니다.")

이 코드를 그대로 따라했는데, 에러가 났다. 이유는 들여쓰기 때문이었다. 탭과 스페이스를 섞었더니 파이썬이 화를 냈다.
“들여쓰기는 일관성 있게 하라고!”
마치 파이썬이 나에게 말을 거는 느낌이었다.

들여쓰기 하나에 이렇게 민감하다니, 파이썬은 까다로운 선생님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논리적 사고를 훈련시켜주는 친절한 코치라는 느낌도 들었다.


2. 따라하기에서 이해하기까지, 코드가 말을 걸다

2-1) 반복문을 배우며 느낀 ‘루프’의 철학

for와 while 문을 배우며 나는 문득 내 일상과 닮았다고 느꼈다.

for i in range(5):
    print(i)

매일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지만, 그 안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코딩을 하면서 자꾸 삶과 연결 지으려는 내 모습이 신기했다.

이쯤 되니 단순히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코드가 이렇게 작동하는지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머릿속에서는 점점 하나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변수 → 조건문 → 반복문, 마치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2-2) 함수 정의하며 생긴 ‘내 코드’에 대한 애착

def say_hello(name):
    return f"안녕, {name}!"

이렇게 나만의 함수를 만들어봤다. 처음에는 단순히 따라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만든 함수가 점점 나만의 작은 프로그램처럼 느껴졌다.
코드를 실행할 때마다 뿌듯함이 밀려왔고, 함수를 조립하듯 구성하며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는 자존감이 생겼다.


3.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날들, 하지만…

3-1) 이해 안 되는 개념들: 리스트, 딕셔너리, 튜플…

데이터 타입에서 나는 또 한번 벽을 만났다.

  • 리스트는 배열 같다는데,
  • 딕셔너리는 키-값이라는데,
  • 튜플은 왜 있는 거지?

이쯤 되자 따라하는 게 아니라 외워야 할 것 같은 강박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유튜브로 ‘왕초보용 파이썬 설명’을 찾아 보며, 같은 개념을 다섯 번 이상 반복해서 봤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설명 없이도 간단한 리스트 코드를 짜고 있었다.

fruits = ["apple", "banana", "cherry"]
for fruit in fruits:
    print(fruit)

단순한 반복이 나를 학습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3-2) 구글링의 힘: 나만 모르는 게 아니었다

‘SyntaxError’가 떴을 때, ‘NameError’, ‘IndentationError’ 같은 것들을 마주할 때마다 좌절했지만, 검색창에 에러 메시지를 그대로 복붙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부터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받았고, 프로그래밍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성장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4. 한 달 뒤, 내가 만든 첫 프로그램

4-1) 미니 가계부 만들기 도전

한 달의 마지막 주, 나는 작은 도전을 했다.
‘입력과 출력, 리스트, 조건문을 활용한 미니 가계부 프로그램’을 만들자.
물론 완벽하진 않았고, 예외 처리나 UI 같은 건 전혀 없었지만, 내가 입력한 소비 내역이 화면에 정리되어 출력되는 걸 보면서
“이걸 내가 만들었다고?”
스스로 놀랐다.

4-2) 코드 속에 남겨진 내 흔적

한 줄 한 줄을 따라치며 익혔던 코드들이 이제는 내가 직접 수정하고, 조합하고, 틀리면 고치며 ‘내 코드’가 되어 있었다.
이전에는 복붙하는 기계였다면, 이제는 ‘생각해서 입력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5. 왕초보 생존기, 그 너머를 바라보다

5-1) 파이썬은 언어다. 그래서 결국은 ‘소통’이다

프로그래밍은 로직이다. 하지만 그 로직을 구성하는 것은 ‘문장’이고, 문장은 결국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한 달간의 도전을 통해 파이썬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언어임을 알게 되었다.

5-2) 나는 초보였지만, 이제는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다. 아직 클래스, 모듈, 웹 개발은 시작도 못 했다. 하지만 코딩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졌다.
이제는 에러 메시지가 나오면 당황하지 않고, “어디가 문제일까?”라는 생각부터 하게 되었다.
그 변화가 가장 값진 성과였다.


마무리하며 – 왕초보도 할 수 있다, 단 하루 30분씩만

파이썬 따라하기는 처음엔 낯설고 어렵지만, 하루 30분씩만 꾸준히 하면 누구든 생존할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생존을 넘어서 창조의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사람보다, 끈기 있게 따라가는 사람이 결국 ‘내 것’을 만든다.
만약 지금 파이썬 도전을 망설이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print("Hello, world!")’ 한 줄을 따라쳐보자.
그게 바로 첫 번째 생존의 증거가 되어줄 것이다.